(설악산 대청봉) 1,708m
산행날짜: 2008.10/20(월)맑음
<한계령 → 대청 → 오색 >
한계령휴게소 (09:10 도착)
산행시작(9:30)
설악산행에 대한 설렘으로 밤잠 설치고, 집에서 5:30 출발
설악산 다람쥐는 도망도 안가네.
기상 예보, 설악산은 20일경이 단풍 절정이라기에 20일을 맞춰 왔는데, 한계령 이상은 이미 앙상한 뼈만,
비행접시 바위
주능 삼거리,
오늘의 코스: 한계령 → 서북능선
→ 대청봉 → 오색분소(점심포함 총11:30 소요)
처음 와본 설악!...주능에 올라서니 TV에서만 보던 용아장성능과 공룡능선이 장엄하게 다가온다.
아는 게 없으니 준비해간 지도와 대조해가며...
뒷쪽 풍경
빨간 마가목 열매가 단풍을 대신함
공룡능선을 넘는 구름
마가목 열매는 대청봉까지 이어지고,
뒤오던 분들은 하나같이 앞서간다. 내 속도가 엄청 느리다는 것
끝청 표지판
끝청에서의 전망
멀리 봉정암이 보이고,
전망바위
중청(좌)과 대청(우)
중청은 옆구리를 돈다.
지나가는 구름,
금새 맑아지고,
대청봉과 중청산장
중청산장
중청산장에서 본 대청봉
마가목 군락,
젖먹던 힘도 다 소진되었다. 한발 내딛기가 엄청 힘드네. 내체력이 이것 밖에 안되었던가?
산장에 사전 예약을 안해서 자고 갈 수도 없고, 정상 거쳐 오색으로 내려가야하는데, 가능할지 은근 걱정이 된다.
드뎌,~ 정상
꾸역꾸역 몰려드는 산꾼들. 저들은 중청이나 소청산장에서 묵을 사람들이다. 여유롭게 쉴 수 있는 분들...
나는 그럴 여유가 없어 10분정도 머물다가 서둘러 오색으로 하산
아직 3Km를 더 가야하는데 날이 어두워졌다. 어둠속의 끝없는 돌계단 길, 죽음의 돌계단이란 소문을 실감한다.
무릎은 시큰거리더니 통증으로,...무릎이 아프니 한발 떼어놓기가 겁난다. 하산속도는 자꾸 느려지고,
랜턴을 끄면 10cm 앞의 손바닥도 안보인다...이후 어둠으로 사진을 찍지 못하고,
밤 9시가 넘어 오색에 도착. 식당에서 저녁 사먹고, 택시로 한계령(15,000-)가서 차량회수, 다시 오색으로
돌아와 투숙. 대청봉 당일치기는 내겐 큰 무리였다. 중천산장 예약의 필요성을 통감!
내일은 흘림골 등선봉을 거쳐 주전골로 하산 예정인데, 실행여부는
무릎에 달려있다.
겨울 설악으로 가는 길목에서
지은이: 운산(雲山)
바람 부는 날
떨어지는 벚꽃처럼 눈이 내렸다
이미 지나온 길도 흰 눈에 덮이고
가야 할 길도 눈발에 가렸다
하늘과 땅이 모두 분별을 잃었으니
길 위의 사람마음 또한 생각 없이 가뿐하다
새삼, 무엇을 두고 하늘이라 하고
무엇을 두고 땅이라 하겠는가?
적설積雪이 귀를 덮어
케케묵은 옛 일을 잊고 나면 그 뿐
하늘과 땅과 사람이 내내 한 몸이던 것을...
어지러운 세상도
오늘은 한없이 착하기만 하여
별빛도, 달빛도 없는 밤이 저리도 밝구나!
눈길에 눈이 부셔 길을 잃었네.
소양강 얼음 우는 소리에 귀가 먹었네.
안 보이는 눈으로 산을 넘고
안 들리는 귀로 강을 건너
겨울 설악으로 드는 길
차라리 눈 속에 갇혀
한 백년 쯤 설인雪人으로 견디면 까막눈이 열릴까
그도 저도 다 버리고 소양강 얼음장 아래
빙인氷人으로 한 백년 쯤 버티면 먹은 귀가 뚫릴까
하도나 멀고 아득한 설악이여
본래 길 떠난 자리
이미 눈보라에 휘말려 기억에도 없으니
돌아갈 자리 또한 어디에도 없는 것을...
아! 여태 온 길을 두고
나그네는 또 길에게 길을 묻는다.
---------(설악 대청봉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