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뒷산-가을 풍경)---
2013.11.3 (일) 종일 뿌연 날
영장산의 낙엽
반딧불
---윤동주
가자 가자 가자
숲으로 가자
달조각 주우러
숲으로 가자.
그믐밤 반딧불은
부서진 달조각,
가자 가자 가자
숲으로 가자
달조각 주우러
숲으로 가자.
가을엔 1
/ 추경희
시간이 가랑잎에 묻어와
조석으로 여물어 갈 때
앞 내 물소리
조약돌에 섞여
가을 소리로 흘러내리면
들릴 듯 말 듯
낮익은 벌레소리
가슴에서 머문다
하루가 달 속에서 등을 켜면
한 페이지 그림을 접 듯
요란 했던 한해가
정원 가득 하늘이 좁다
이 가을이 좋다.
가을볕
/ 박노해
가을볕이 너무 좋아
고추를 따서 말린다
흙마당에 널어놓은 빨간 고추는
물기를 여의며 투명한 속을 비추고
높푸른 하늘에 내걸린 빨래가
바람에 몸 흔들어 눈 부시다
가을볕이 너무 좋아
가만히 나를 말린다
내 슬픔을
상처난 내 욕망을
투명하게 드러나는
살아온 날들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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